한국 사회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의료와 사회복지 간의 연계를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직역 간의 관점과 이해관계 차이는 때때로 갈등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역시 의료와 복지의 통합을 '지역 협력'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역 중심 협력, 네덜란드의 해법
네덜란드에서는 병원, 장기요양기관, 복지 영역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으로는 급증하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네덜란드 사회복지 분야 팟캐스트 '돌봄 파트너들(Partners voor Zorg)'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이 대담에 참여한 네덜란드 돌봄·복지 연구소 빌란스(Vilans)의 르네 반 헷 에르베와 돌봄기관 펀디스(Fundis)의 대표 예룬 반 덴 우버는 네덜란드 역시 고령화, 돌봄 수요 증가, 재정 압박, 인력 부족이라는 공통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의료와 복지의 역할 재정립

예룬 반 덴 우버는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와 복지의 역할을 지역 안에서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의료기관과 노인돌봄기관이 분리되어 운영될 경우 병원의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현재 의사들이 담당하는 업무 중 일부는 지역의 복지 및 생활 지원 체계가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많은 이들이 외로움, 고립, 채무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지역사회가 먼저 파악하고 대응한다면 의료 시스템으로 몰리는 불필요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관 간 협력의 필요성 및 과제

르네 반 헷 에르베는 각 기관이 일상 업무를 계속 수행하더라도, 기관 하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지역 안에서 어떤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할지, 한정된 인력과 재원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할지를 함께 결정하는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협력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네덜란드 현장에도 여전히 '우리 기관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단위 협력 구조 구축 및 운영

예룬 반 덴 우버는 앞으로는 지역 안에서 디지털 전환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의료기관의 부담을 분담하며, 부족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는 지역 단위의 협력 구조를 별도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빌란스의 지역 협력 프로그램은 2019년부터 장기요양 분야의 지역 협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해왔습니다. 각 돌봄보험 권역마다 요양원, 재가돌봄기관, 지역 간호 조직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 계획과 재원 배분을 함께 논의합니다. 특히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유사한 보험운영기관이 이 과정에 참여하여, 단순히 비용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지역에서 합의된 방향이 서비스 구매 및 운영에 반영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제도적 틀과 책임 있는 운영 주체의 중요성

지역 협력이 일회성 논의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 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단, 협회, 법인 형태의 조직을 별도로 설립하여 지역 단위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중앙 정부나 재정 주체와 공식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역 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느슨한 회의체만으로는 부족하며, 책임과 권한을 가진 운영 주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지역 안에서 함께 답을 찾다

두 전문가는 대담 말미에 다시 한번 지역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돌봄 기관 책임자들이 각자의 조직 울타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요양 시설 확충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주거 대안 마련과 지자체와의 협력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와 복지의 연계 역시 병원 내부에서만 답을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지, 그리고 누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함께 정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 네덜란드는 고령화, 인력 부족 등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와 사회복지 간의 연계를 '지역 중심 협력'으로 접근합니다.
- 의료기관과 복지기관이 분리된 운영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역할을 재정립하여 불필요한 의료 수요를 줄이고자 합니다.
- 기관 간 협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 단위 협력 구조를 구축하고 보험운영기관의 참여를 통해 실질적인 서비스 구매 및 운영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 지역 협력이 지속 가능하도록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책임과 권한을 가진 운영 주체를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 궁극적으로 의료와 복지 연계의 해답은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체계적인 접근에 있음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