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난 러닝 인구가 이제는 천만 명에 이르렀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혹자는 사이클이나 골프 열풍처럼 러닝 열기도 곧 사그라들 것이라 예측하기도 하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러닝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뜨겁습니다. 밤낮없이 도심과 하천 변, 심지어 산속에서도 달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마라톤 대회 참가권은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도 한번 달려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지만, 동시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고도비만이라 무릎이 걱정되거나, 나이가 많거나,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있거나, 운동 신경이 부족하거나, 혹은 운동하는 모습이 놀림감이 될까 봐 망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달리기는 '가능'합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 경험이 전무해도 괜찮습니다
저 역시 '모태 비만'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체지방량이 많았습니다. 중학교 시절 처음 해본 3km 달리기로 며칠을 앓았던 트라우마는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체력장 날 결석을 할 정도로 오래달리기를 싫어했고, 운동 신경마저 부족해 운동을 시작할 때마다 어딘가 다치곤 했습니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목과 허리 디스크가 탈출했으며, 결국 체중을 이기지 못한 무릎 연골이 찢어져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외면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순전히 호기심으로 지원했던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 덜컥 당첨되었습니다. 당시 체중은 100kg을 훌쩍 넘었고, 건강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는 점차 탄력을 붙어, 6개월 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역사, 곧 러닝의 역사입니다
운동을 못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 당신 안에 내재된 '러너의 본능'을 없애지는 못합니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당신은 이미 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DNA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러닝은 자전거 타기나 골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자전거는 약 200년, 골프는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이 두 발로 달리기 시작한 것은 30만 년이 넘었습니다. 즉, 러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습니다.
진화의 산물, 인간의 달리기 능력

진화 연구자들은 인간의 신체가 오래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체모가 적어 열 배출이 용이하고, 대둔근 발달로 상체 균형을 잡으며, 효율적인 아킬레스건을 가진 점 등이 그 증거입니다. 덕분에 현대인은 다른 영장류와 달리 장거리를 달릴 수 있으며, 이는 인류가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끈질기게 달릴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인류는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 없이도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는 본능, 학습이 아닙니다

자전거 균형 잡기나 골프 스윙은 '학습'의 영역이지만, '달리는 법'은 유전자 깊숙한 곳에 각인된 본능입니다. 달리기는 인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움직임이기에 발전 속도 역시 놀랍도록 빠릅니다. 그러니 빈약한 체력, 늘어난 체중, 나이, 혹은 과거의 부상 때문에 달리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단, 현재 치료 중이거나 달릴 때 통증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합니다.)
운동화 끈을 묶고 문밖으로 나서세요
종종걸음으로라도 조금씩 달릴 수 있는 건강만 허락된다면, 과감히 문밖으로 나가 뛰어보세요. 백 미터든, 일 킬로미터든 좋습니다. 당신의 신체 속에는 30만 년을 이어온 위대한 장거리 러너의 본능이 숨 쉬고 있습니다. 운동화 끈을 묶고 문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는 원래 달리기 위해 태어났으니까요.
- 러닝 인구가 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신체적 조건이나 과거 경험 때문에 달리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모태 비만'이나 과거의 부상 경험이 있는 사람도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습니다.
- 달리기는 약 200년의 자전거 역사나 100년의 골프 역사와 달리, 30만 년이 넘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본능적인 움직임입니다.
- 인간의 신체는 오래 달릴 수 있도록 진화했으며, 이는 생존과 번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달리기는 학습이 아닌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이므로, 신체적 제약이나 과거 경험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 조금씩이라도 달릴 수 있다면, 당신 안의 위대한 러너의 본능을 깨우기 위해 운동화 끈을 묶고 문밖으로 나서세요.